저자 김민식(중앙대학교)보도일 2019.7.16

요 약
우리는 패자가 없는도시에 살고 싶다-공유도시에서 찾는 임대차 갈등 해결 방안
“법은 내(건물주) 편이며, 족발값은 족발집 주인이 정하고 임대료는 건물주가 정하는 게 자본주의가 워킹(working)하는 방식이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분야 학자들 사이에서나 통용되던 학술용어였다. 이 용어가 일반 시민도 알 만큼 넓게 퍼졌다는 사실은 이로 인한 문제가 우리 사회에 공공연히 퍼져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필자는 둥지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임대차인 간 갈등을 공유라는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공유도시라는 공간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가 공유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그 사회는 더욱 정의롭고,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공유자산신탁, 크라우드 펀딩 등 공유자본을 마련하여 상가를 자산화하고 공유화하는 것이다. 다음에 이러한 공간 공유화를 더욱 확대시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공동체공유플랫폼(가칭, 우리누리마당)을 조직하는 것이다.
목 차
1. 들어가며 - 뜨는 동네, 그들은 떠나야만 하는가
2. 둥지내몰림, 도시에서 패자는 불가피한 존재인가
3. 공동체가 사라진 도시의 삶, 그리고 갈등
4. 공유하는 도시, 함께 사는 도시
5. 공간 공유의 의의와 서울시의 노력
6. 공유하는 공간, 참여하는 시민, 연대하는 공동체
1) 자산화와 공유화
2) 공유화 확대 전략
3) 공동체공유플랫폼, 우리누리마당
7. 나가며 - 도시의 주인으로서 우리는
참고문헌
내 용
[2018 청년 에세이 우수상 07] 우리는 패자가 없는도시에 살고 싶다-공유도시에서 찾는 임대차 갈등 해결 방안
김민식(중앙대학교)
1. 들어가며 - 뜨는 동네, 그들은 떠나야만 하는가
지난 6월, 서촌
지역은 궁중족발 사건으로 떠들썩해졌다. 서촌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던 세입자가 임대료 문제로 갈등을 겪다
결국 건물주를 망치로 폭행한 것이다. 그는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처음 족발집의 보증금은 3000만원, 월세는 263만원이었다. 이
지역은 평범한 전통시장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아담한 한옥과 골목의 조용한 분위기로 입소문을 타, 소위 뜨는 동네가 되었다. 족발집이 성업하자 건물주는
세입자에게 이전 월세의 4배인 1200만원을 내거나 건물을
비우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세입자는 퇴거를 거부했고, 법원은
강제집행을 시작하였다. 세입자와 그가 속한 영세상인 권리보호 모임의 격렬한 저항 탓에 집행은 매번 실패했다. 강제집행 중 세입자의 손가락 4개가 부분 절단되는 사고도 있었다. 다른 5개 시민·종교단체가 세입자를 돕는 등 갈등의 규모는 커졌다. 계속된 집행 과정 중 세입자는 건물주와 전화로 다투다 망치로 건물주에게 상해를 입혔다. 어떠한 사유도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 하지만 임대료를 4배나 올리는 건물주를 제한하고, 세입자를 보호해주는 어떠한 제도적, 사회적 방안이 있었다면 폭력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임대 수익을 얻는 건물주는 조물주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뜻이다. 주변 상권에 가치 상승으로
인해 엄청난 시세 차익을 얻기도 해, 소위 갓(god)물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건물주는 현 사회에서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다.
부동산 업자들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저금리시대에는 건물주가 되어 임대료로 수입을 얻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며 투자를 부추긴다. 이에 따라 대출까지 받아 건물주가 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이미
지대에 따른 불로소득은 성공한 투자,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인식이 만연하다.
이에 반해 세입자는 찬밥신세일 뿐이다. 그들은 싼 임대료를 찾아
이곳에 들어온 중소 상인 및 예술가이다. 권리금과 임대료, 거기에
인테리어비 등 각종 초기 비용을 위해 대출까지 받는다. 창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아진 현재,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독창적이고 개성
있다고 입소문이 나거나 주변이 ‘뜨는 동네’로 알려져 손님이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기쁜 것도 잠시이다.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린다. 더 비싼 임대료를 내려는 임차인이 있으니
임대료를 내지 못하면 나가라고 한다.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의 계약 보호 기간을 5년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 후 건물주가 계약을 해지하거나 임대료를
대폭 올릴 경우 세입자를 보호할 장치가 없다. 세입자들은 자본을 앞세운 갓물주 앞에서 지극히 을일
뿐이다. 당시 궁중족발의 건물주가 그 이유를 설명했다.
“법은 내(건물주) 편이며, 족발값은
족발집 주인이 정하고 임대료는 건물주가 정하는 게 자본주의가 워킹(working)하는 방식이지.”
2. 둥지내몰림, 도시에서 패자는 불가피한
존재인가
궁중족발 사건은 뜨는 동네의 임대료 상승, 즉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m) 과정에서 건물주와 세입자 사이에
일어나는 임대차 갈등을 대표적으로 설명하는 사례이다. 영국 도시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uth Glass)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도심 낙후 지역의 주택들이 재개발되는 과정에서 중산층으로 대체되는 과정’이라
정의했다. 이 현상은 기존 임차인의 거주지 이전이나 이동, 대규모
재개발 등으로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부유하고 젊은 주민이 쇠락한 도심으로 이동하여 이 지역은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환경적으로 상향된다고 평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 분야 학자들 사이에서나 통용되던 학술용어였다. 이 용어가 일반 시민도 알 만큼 넓게 퍼졌다는 사실은 이로 인한 문제가 우리 사회에 공공연히 퍼져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홍대, 서촌, 경리단길
등 이른바 ‘뜨는 동네’에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대하는 임차상인 운동과 도시정치
담론이 활성화되었다. 기존의 주거시설보다는 상업시설에 관한 용어로 그 용법이 바뀌었다. 동시에, 건축 환경의 고급화를 통해 도심을 다시 활성화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는 축소되었다. 때문에 필자는 이 용어를 둥지내몰림으로 표현하고 싶다. 상인 또는 예술가들이 모여 상권을 살리더라도 오르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터전에서 내몰리는 극히 한국적인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을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으로 의미를 파악하면서 ‘둥지내몰림’이라는 단어로 다듬어 쓰고 있다.
내몰려 쫓겨나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것이니 나쁠 수밖에 없다. 구도심 활성화에 따른 투기 자본이 증가하고 임대료가 상승한다. 심리
비용과 지역 서비스 비용이 증가하며, 사회적 다양성이 감소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건물주와 세입자 사이에서 큰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은
활기를 잃었던 도심 공간을 활성화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성을 내포한다. 지역 상권의 소비자 구매력이 증가하고
공실률이 감소하면서 지방 재정이 증대된다. 장래 발전 전망에 따라 부동산 가치가 자력으로 살아나기도
한다. 때문에 Kay Hymowitz.는 이를 종합하여 ‘젠트리피케이션에는
승자도 있고, 패자도 있다. 그러나 도심의 쇠락은 모두 패자로
만든다.’ 라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진단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설명이다.
하지만 기존 젠트리피케이션에 비해 둥지내몰림은 결국 주변 상권을 황폐화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큰 부정성을
드러낸다. 둥지내몰림이 주로 일어나는 ‘뜨는 동네’는 골목 상권이다.
좁은 길을 걸으면서 볼 수 있는 공방, 맛집. 그리고
그곳을 채우고 만드는 사람들은 기존의 도시와 다른 골목 자체의 콘텐츠이다. 이것이 사람들이 골목을 찾는
이유이다. 이곳에 표준화된 프랜차이즈 업체가 진입한다면 골목의 개성 있는 분위기가 사라지는 ‘문화 백화현상’이
일어난다. 높아진 임대료를 버틸 수 있는 건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프랜차이즈 뿐이다. 기존 소상공인이 사라지고 프랜차이즈만 남은 골목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로 결국 잊혀지고 만다. 홍대앞, 삼청동, 가로수길, 이태원 등이 그 일례이다. 위 골목들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진출로
기존의 분위기를 잃었다. 이로 인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거나,
기존 분위기가 바뀌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둥지내몰림으로 지속가능한 상권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이처럼 둥지내몰림으로 인한 파장은 복합적이다. 경제적인 측면이
부각되어 발원되었음에도 나타나는 현상과 해결 방법은 정치적이며 문화적이다. 그리고 사회적이다. 개인의 삶과 경제적, 장소적 공간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젠트리피케이션은 일부 지역,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단순히 이 문제에 접근해서는 안된다. 건물주의
몫을 뺏고, 그 몫을 세입자에게 주는 형태로 임대차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더 큰 갈등을 조장할 뿐이다. 갈등을 적절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계층을 악으로, 또 다른 계층을 선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닌 각 입장을 조율하며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3. 공동체가 사라진 도시의 삶, 그리고
갈등
과거 우리가 살아온 마을에서는 이웃이 함께 생활하는 것에 익숙했다. 부족하면 얻고 넘치면 나눴다. 이웃과 마당에 모여 대화도 나누고 서로의 일도 도왔다. 마을에 좋은
일이 생기면 돼지를 잡아 잔치를 열어 이곳에 모였다. 갈등이 생기면 대화를 하며 풀어나갔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마을의 큰 어른이 지혜롭게 중재했다. 그것이
우리 공동체의 삶이었다.
시간이 흘러 사회와 경제가 발달하면서 도시가 발생하였다. 도시는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
잉여생산물이 사회적, 지리적으로 집적되는 공간이다. 자본가들은
생산활동으로 얻은 잉여자본을 재투자하여 더 많은 잉여를 생산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도시의 공간을 끊임없이
재형성하였다. 그 과정은 자본가가 생산한 잉여생산물을 흡수하면서 지리적 규모를 확대해 나갔다. 확대된 도시의 규모에 따라 더 많은 자본과 인구를 끌어들였다. 더
많은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벽을 쳤고, 더 큰 규모의 자본을 쌓기 위해 층을 높였다. 도시의 외곽까지 개발하면서 도시와 농촌의 구분이 사라졌다. 그 과정에서
건설된 상업 지구와 서민 아파트단지는 대부분 소외 공간으로 변화했다. 도시는 성장할수록 파편화되고 세분화된
것이다. 이렇게 소외되고 단절된 공간은 갈등을 심화시킨다.
필자는 과거 마을 공동체의 공간 문화를 마당과 잔치로 상징된다고 말하고 싶다.
도시에서는 이웃이 사라졌고, ‘마당’과 ‘잔치’ 문화는 사라졌다. 이를 대체한 지금 도시의 공간 문화는 광장과 축제이다. 새로운 공간문화는 다수의 사람, 혹은 한 목소리를 가진 대중만 모을
뿐, 진정한 소통과 교류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갈등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해왔다. 갈등은 개인이나 집단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목표나
정서들이 충돌하는 현상으로, 다수가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서는 불가피하다. 우리는 소통을 하고 그에 따른 양보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왔다. 그
활동이 이루어지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마을 공동체의 공간 문화가 하는 역할이었다. 이에 반해, 과연 도시를 대변하는 공간문화가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갈등을 해결하고
진정한 우리가 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해 우리는 진지한 고민을 가져야 한다. 필자는 도시 내부에 만연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도시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답하고 싶다.
4. 공유하는 도시, 함께 사는 도시
필자는 둥지내몰림으로 인한 임대차인 간 갈등을 공유라는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공유도시라는 공간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공유란 ‘우리들의 것을 타인이 사용하도록 타인에게 배분하는 행위와 과정, 우리가 사용하기 위해 타인으로부터
무언가를 받거나 획득하는 행위와 과정’ 이고, ‘대가없는 친사회적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면 공유도시란 무엇일까. 이를 바라보는 측면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 바라볼 때, ‘공유경제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도시’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공유경제는 IT, 바이오, 로봇 등 여러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어 나타나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성장 등 사회변화와
소비패턴의 변화, 도시쇠퇴의 해결책으로 공유가 제시되기도 한다. 공간적
측면의 공유도시는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공유공간이 있는 도시’라 정의한다. 공유도시는 궁극적으로
도시 공유재의 기능을 회복하고 질을 높인다. 이를 통해 도시공동체 재건하면서 효율적인 도시공간의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의의가 있다.
하지만 공유도시라는 개념의 이론적인 배경이 확고하지는 않다. 경제적
측면에서 공유도시를 연구한 사례는 여럿 있으나 물리적 공간과 관련된 공유도시에 대한 연구와 공유경제의 공간적 특성에 대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시민이 체감할 만한 공유도시의 정책이나 사회적 고려도 부족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공간의 공유를 통한 공유도시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사회가 공유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그 사회는 더욱 정의롭고,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 기술발달을 공유문화 속에서 도시공간,
사이버공간과 결합하여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 이러한 특성을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 지속가능성, 도시성, 형평성, 사회정의에 대해 대화하며 공유도시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5. 공간 공유의 의의와 서울시의 노력
공간의 공유는 공동체의 연대성을 회복시킬 수 있다. 오늘날
도시공간은 자본 집적, 자본재생산의 장소로 비춰진다.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서 자본은 부동산 투자로 이어진다. 투자가 주로 이루어지는
공간이 뜨는 골목이다. 크지 않은 건물은 비싸지 않으면서 꾸준한 임대료 수입이 보장되고, 수익이 상승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자본축적을 목표로 하는 건물주와, 안정적인 수익활동을 목표로 하는 세입자가 갈등한다. 만일 건물주와
세입자가 모두 모여 서로의 입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새로운 연대를 재구성할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공간의 공유는 연대를 강화한다. 단기적 이익이 아닌 지속가능한 생활 공간을 만들기 위한 공감대도
생성한다. 이를 위해 이 두 계층은 배타적이 아닌 협력적인 관계로 변한다.
또한 공간의 공유는 공유재로서의 도시를 만든다. 2000년 후반
글로벌 위기가 닥치자 신자유주의는 도시의 공공재의 지원을 줄였다. 자본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연대에
용이한 공유재인 도시를 끊임없이 파괴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유 공간을 확대하여 부족한 공공재를
‘공유재로서의 도시’로 대체하여야 한다. 숙박공유, 셰어하우스, 코워킹 스페이스, 주차공유, 공공시설
공유 등 거주공간, 업무공간, 여가공간, 공공공간 등 모든 영역으로 공유공간을 확대하여야 한다. 따라서 국가는
공공의 목적에 적합한 공공재를 지원하고, 이와 동시에 주민들은 공유재를 확대하고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도시는 거주자 모두에게 속하는 공유된 자원이므로 도시를 공유재로 본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공유재는 정부와 민간기업, 시민사회 모두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 때문에 시민은 도시의 수동적으로 관찰하는데 그치면 안된다. 능동적으로
도시를 공유재로 조성하는데 참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둥지내몰림으로 큰 갈등을 지니고
있는 서울은 ‘공유도시 서울’이라는 비전을 선언했다. 공유도시를 ‘시민사회, 기업, 공공부문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공유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도시’로 정의했다. 동시에 공유경제 활동을 장려하고 도시공간의 공유 방법을 찾고 있다. 공유도시를 통해 빠른 속도의 도시화와 산업화로 잃은 지역 사회의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에는 ‘공유도시’라는 주제로 도시건축비엔날레를 개최했다. 여기서
공기, 물, 불, 땅과
같은 공유자원, 만들기, 움직이기, 소통하기, 감지하기, 다시
쓰기와 같은 공유양식 등 아홉 가지 공유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또한 물건, 공간과 같은 일차적인 공유에서부터 재능, 정보에 이르는 2차적인 공유정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공유도시 활성화를 위한 기반조성에
노력을 기하고 있다.
6. 공유하는 공간, 참여하는 시민, 연대하는 공동체
상기된 공유라는 가치를 가지고, 둥지내몰림으로 생기는
임대차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단계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먼저 공유자산신탁, 크라우드 펀딩 등 공유자본을 마련하여 상가를 자산화하고 공유화하는 것이다. 다음에 이러한 공간 공유화를 더욱 확대시키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공동체공유플랫폼(가칭, 우리누리마당)을 조직하는 것이다.
1) 자산화와 공유화
먼저 둥지내몰림이 발생하여도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영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공유자산신탁을 통해 실행할 수 있다. 공유자산 신탁은 유무형의
재산에 대한 자산화와 공유화를 수행하는 조직이자 제도로. 자산을 공동체가 공동으로 소유하면서 임대료
지불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다. 공동체토지신탁, 토지은행
사회적 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소유 단계에서 공유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화된 자산을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한다. 기부나 크라우드 펀딩, 그리고 소액공모제를
활용하여 자본을 모으고, 자산화를 실행한다. 빈집이나 쇠퇴한
지역에서는 이 자산화가 용이하다. 동시에 도시 쇠퇴문제도 해결가능하다.
또한 시민투자와 공공의 적절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개발 단계에서는 공동체 주체들이
운영관리의 지속가능성과 지역 주체성을 극대화한다.
현재 상가 임차인의 권리보호를 위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과 같은 제도개선,
영세 소상공인들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책 마련, 지자체의 조례 제정, 등 다양한 방안들이 제안·실행되고 있다. 이들 방안은 둥지내몰림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인 부동산 소유권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는 않는다. 토지의 소유권은 소수의 개인 또는 자본에게 집중되어 있다., 배타적인
재산권 행사가 보장되는 제도적 상황에서 자본의 투기적 이동으로 둥지내몰림은 심화되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소상공인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보장해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야한다.
2) 공유화 확대 전략
이는 먼저 건물을 공유화 한 뒤, 해당 건물이 이루는 거리를
공유화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건물과 거리로 이루어진 상권, 즉
지역공동체를 공유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 시민
등 해당 공동체가 주체가 되어야 가능하다. 먼저 건물 공유화는 위에 있는 펀딩을 통해 자산화 및 공유화한다. 처음에는 개별적인 건물에서 공유로 시작한다. 이어 상생거리기구, 혹은 상생협약을 통해 거리 공유화, 그리고 지역협동조합, 소상공인 협의체를 조직하여 공동체 공유화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공유에 참여한 소상공인과 주민은 이익을 공유할 수 있고, 안정적인 삶터에서 생활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유 자산 신탁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
또한 시민의 역량 강화, 공유화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통합적 플랫폼이 필요하다.
3) 공동체공유플랫폼, 우리누리마당
우리누리마당은 ‘우리 모두 누리는 마당’이라는 뜻으로 위의 방안들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지원하는 통합플랫폼이다. 여기는 공동체 내부에 있는 자산의 공유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은
시민과 지자체 간 협력에 기반하여 공유 자산을 개발하고 관리한다. 또한 공동체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서, 그 자체로 공유 공간이 될 수 있다. 진정한 공유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할 수 있도록 추진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공간의 용도를 복합화하여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둥지내몰림을 예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중추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도시재생 강의를 통해 시민의 건강한 도시재생에 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다. 양질의 연극, 음악 공연 등을 제공하여 문화생활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도서관, 보육시설, 노인시설 등으로 용도를 복합화하고 각 프로그램을 연계시킨다. 이를
통해 단일건물에서도 공동체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여, 주민 편익을 높이고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도 공동체 고유의 자산, 지역
환경과 조화되는 공공건축물을 조성하여 상권 이미지를 대표하도록 한다. 공동체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타
상권과 차별화된 앵커시설로써 기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누리마당은 공동체가 공간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만들며, 배타적인 이해관계자인 건물주와 세입자를 협력적 공유 관계로 바꾼다. 그러면서 자본의 의한 가치 독점이 아닌 공유를 통한 가치 순환의 필요성을 알린다.. 지역성이 유지되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 태어나는 것이다.
7. 나가며 - 도시의 주인으로서 우리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집니다. 헌법이
정한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시재생 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그 추진 배경에 대해 밝혔다. 우리나라의 90%가 넘는 인구가
도시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살기 좋은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이들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도시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리적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측면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의 도시계획은 행정 주도적이며 주민의 의견을 배제한다는 고질적인 문제를
가졌다. 이러한 행정 관습은 더 큰 도시, 자본이 모이는
도시로 빠르게 만들 수 있었겠지만, 시민들이 원하는 도시를 만들기에 부족하다. 지역주민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지 못했으며,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획일적인 방식으로 주민이 체감할 수 없었다. 정책만으로는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시민 모두를 위한
도시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 시민이 주도하는 도시 만들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흔히 도시를 정글이라 칭한다. 부, 권력으로
정해지는 약육강식의 세계로 도시의 삶이 비춰진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깝다. 자신을 개인주의자라고 평하는
문유석 판사는 우리 사회에서 합리적 개인주의자로 살아가야 하는 필연성에 대해 이렇게 역설한다.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시는 결코 정글이 아니다. 다양성을 가진 사회이면서도, 걸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삶의 터전이다. 행정기관의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직접
참여하는 시민의 모습이 필요하다. 그것이 도시에서 살아가는 모든 시민의 권리, 도시에 대한 권리이다. 개인으로서, 그리고 이 도시를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힘을 모아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여기서 교보문고를 설립한
대산 신용호의 말을 빌려 참여 시민에 대한 당위에 대해 말하고 싶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 정치권력을 가지는 도시 행정가도 아니며, 임대료 시세차익으로 자본을 얻는 건물주는 더더욱 아니다. 바로 이곳을
살아가는 모든 시민이 주인이다. 때문에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어나갈 자유, 개조할 자유는 우리가 누려야 할 인권 중에서 제일 귀중한 것이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본과 권력에 의해 한없이 무시되기만 했다. 우리가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가, 건물주, 혹은 민원인, 세입자가
아닌 시민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모여야 한다. 그리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이견을 줄여가야 한다. 그 하나의 목표는 다음과 같길 바란다.
“우리는 패자가 없는 도시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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