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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미래전략연구를 통한 다양한 연구결과물

연구결과물

연구도서
[2018 청년 에세이 최우수상]같은 세상 다른 생각의 세대 갈등, 관념의 차이를 인정하기
  • 저자
  • 육솔(포항공과대학교)
  • 발행일
  • 2018.12.12
요 약

신조어는 그 시대의 사회와문화가 반영되어 생성된다는 점에서, 문제 인식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최근 신조어 중 ‘할많하않’이라는 단어가 있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말 해도 변할 것이 없고, 본인의 의견을 말했다가는 손해 볼 일만생기니 아예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본인을 보호하는 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들을 보호하기위한 이 수단은 한 세대가 본인들의 목소리 내기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견을 표출하지 않는 것은근본적으로 해결 불가능한 증오만이 쌓이게 한다. 특히, ‘할많하않’은


20대, 30 대의 청년 세대에서 특히 자주 쓰이고 있으며 그것은 일터와 가정을 불문하여 세대갈등을 야기한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한 세대는 다른 세대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없는 사회 구조에서, 서로의 이해가 아니라 서로간의 단절을 택한 현 시대의 세대갈등은 극단적으로 사회구조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렇다면 서로의 불신만 쌓여가는  ‘할많하않’이 아니라 할 말이많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할많할많’의 사회를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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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세대갈등은 왜 문제일까?


관념에 관하여


세대간의 관념 차이 : 급격한 사회변화의 역사


해결 방안: 관념의 차이를 인정하기


열린 질문(Open question)  그리고 사례연구(Case study)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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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2018 청년 에세이 최우수상]같은 세상 다른 생각의 세대 갈등, 관념의 차이를 인정하기
육솔(포항공과대학교)
-        세대갈등은 왜 문제일까?

신조어는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가 반영되어 생성된다는 점에서, 문제 인식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최근 신조어 중 ‘할많하않’이라는 단어가 있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말 해도 변할 것이 없고, 본인의 의견을 말했다가는 손해 볼 일만 생기니 아예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본인을 보호하는 데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이 수단은 한 세대가 본인들의 목소리 내기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견을 표출하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해결 불가능한 증오만이 쌓이게 한다. 특히, ‘할많하않’은
20 대, 30 대의 청년 세대에서 특히 자주 쓰이고 있으며 그것은 일터와 가정을 불문하여 세대갈등을 야기한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한 세대는 다른 세대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에서, 서로의 이해가 아니라 서로간의 단절을 택한 현 시대의 세대갈등은 극단적으로 사회 구조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렇다면 서로의 불신만 쌓여가는  ‘할많하않’이 아니라 할 말이 많고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할많할많’의 사회를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        관념에 관하여

믿고 있는 ‘관념’이 어겨졌다고 판단되었을 때, 우리는 분노와 갈등을 일으킨다. 1980 년대에는 길거리, 건물 내부, 심지어 버스 안에서도 흡연은 당연한 것이었다. 간접적인 흡연이 매우 해롭다는 관념이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흡연에 대해 다소 무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남의 건강을 해치는’ 간접흡연에 대한 인식과 관념이 바뀌었다. ‘간접흡연은 피해를 주는 행동이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관념이 당연하게 작용하기 시작했고, 이를 어기는 흡연자는 사회적으로 질타를 받아 마땅한 분위기가 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당연한 관념이 위배되면 분노를 일으킨다. 1 그리고 이러한 관념은 사회, 문화, 역사적 맥락에 따라서 다르게 형성이 되기 때문에 각자 다른 관념은 서로간의 갈등을 촉발하게 된다.
하나의 사회는 그 사회를 지배하는 공통적인 관념을 기반으로 유지된다.  그 사회를 또다시 확대하면, 개개인은 각자만의 사회, 문화, 역사적 맥락으로 형성 된 관념에 의지하며 산다. 그리고 각자의 경험은 같을 수가 없으며, 본인이 의지하는 관념이 직간접적으로 공격 받을 때에 분노와 갈등을 만들어낸다. 즉, 믿고 있는 관념과 실제 삶이 불일치 할 때에 갈등이 빚어진다. 본인이 믿는 세계가 현실과 일치하지 않을수록,
본인이 믿는 세계를 맹신할수록 분노는 커지게 된다. 2
2018 년 1 월, 현직검사 서지현이 검찰 내의 성폭력 실상을 고발하면서 한국의 ‘미투(Me too) 운동’이 촉발되었다. 이후 분야를 막론하고 사회 전반에서 피해 사실이 폭로되면서, (미투 운동으로 인한 극단적 논란들은 논외로 한다면) 현재 사회에서 큰 이슈인 것은 그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큰 사회적 흐름으로 번질 수 있던 배경에는, 현재 청년 세대가 초, 중학교의 의무교육 시절에 받은 ‘양성평등’ 교육이 있다. 양성평등은 모든 성별은 공평한 권리(rights), 책임(responsibilities), 기회(opportunities)가 있다는 개념이다. 3 이것이 공리임을 교육 받고 시험 문제도 풀었던 청년 세대에게 양성평등은 하나의 관념이 되었다. 그러나 믿는 세계와 너무도 일치하지 않는 현실을 직접 겪으며 좌절했다. 본인 뿐만이 아니라 상당히 많은 사람의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실은 양성평등이라는 ‘보편적 관념’이 침해당한 것을 자각하게 했고, 전국적 운동으로 번질 수 있었다.
인권은 ‘인간이 인간답게 존재하기 위한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인간의 권리 및 지위와 자격’을 의미한다. 4 법의 관할 지역이나 민족, 국적 그리고 나이 등에 관계 없이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개념이다. 현대 한국 사회의 또 다른 큰 이슈인 ‘갑질 논란’ 5 도 인권과 관련한 관념 충돌로 바라볼 수 있다. 소득 불평등과 고용의 불안정성이 만연한 오늘날에 갑을 관계는 태어날 때부터 정해 진 듯 견고하다. 현재 상태를 벗어날 수 없는, 자유도 희망도 없는 청년들은 이미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등 다양한 것들의 희망을 포기하는
‘ N 포세대’가 되어있다. 그러나 이런 타고난 경제적 위치와 상관없이 여전히 인간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최근 갑질 논란들은 이러한 보편적 인권의 관념이 충돌하며 표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2018 년 4 월,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가 광고 대행업체와의 회의 자리에서 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리며 욕설을 퍼부은
‘물컵 폭력’사건이 보도되었다. 6 이 사건을 시작으로 대기업 오너 일가뿐만이 아니라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갑질 행위들이 폭로되고있다. 간호사 태움 문화, 사내 성추행, 열정 페이 등 갑질은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다. 아무리 태어날때부터  ‘수저’ 7 는 정해진다고 하더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보편적 관념을 무너뜨리는 수많은 사건으로 사람들은 분노를 느낀다.
이처럼 우리는 믿고 있는 관념이 어겨졌다고 판단되었을 때에 분노와 갈등을 일으킨다. 서로 다른 세대는 전혀 다른 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현재 한국 사회에 공존하는 서로 다른 세대는 짧은 기간 동안 각각 농경 사회, 산업사회, 정보 사회의 전혀 다른 역사적 환경을 경험했기
때문에, 관념의 차이가 다른 때보다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인한 관념 차이를 역사적 맥락에 따라서 살펴보자.

-        세대간의 관념 차이: 급격한 사회변화의 역사

1950 년 6 월, 한반도는 한국 전쟁으로 민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했다. 한반도는 미국의 자유주의와 소련의 공산주의라는 대립 된 냉전의 축소판이었고, 이념은 팽팽하게 대립 되어 긴장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 속에서 대한민국은 ‘반공’의 이데올로기로 지배되었다. 8 집단의 이념이 균열 되는 것은 곧 몰락을 의미하였기 때문에, 한국은  ‘반공’이라는 관념으로 집단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만 했으며 북한이라는 ‘적’을 명확하게 설정함으로써 이를 해결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자유=반공’ 이라는 관념이 공식처럼 만들어졌다.  이는 사실상 개인적인 자율의  ‘자유’가 아니며, 다른 의미로 민족주의, 집단주의가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한반도는 과거부터 오랫동안 중앙에 집중 된 권력이 유지되어 왔고, 그에 따라 한국인의 의식 속에는 전통적으로 강한 권위주의와 집단적 위계질서가 자리 잡았던 역사가 있다. 9 더욱이, 불과 60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는 농경사회로 가족 공동체 문화가 당연시되었다. 농경 사회에서는 생활 반경이 한 공동체 안에 머물 정도로 제한적이었으며, 일 년에 몇 번 사용하지 않는 농경 기구 등은 공동체가 함께 사용하는 일이 빈번했고, 관혼상제와 같은 행사에 있어서도 이웃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다. 게다가 조선인의 열등감을 심으려 노력했던 일제의 식민 지배의 아픔이 있었던 한국 민족은, 해방 이후 이에 대항하여 민족과 집단의 위대함을 증명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이런 모든 역사적 맥락에 따라서 현재 노인 세대는 집단, 민족, 그리고 반공의 일관 된 관념이 뿌리 깊게 자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관념은 현재까지도 병리적인 한국의 인맥 문화, 정답을 요구하는 사회 문화, 집단 이기주의 등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1960-1970 년대 한반도에는 서구식 자본주의에 기반한 ‘근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게 된다. 이는 ‘경제개발 5 개년 계획’이라는 급격한 위로부터의 근대화였다. 국가에 의한 국가 사회 건설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자율적인 입법을 추구하는 ‘법치주의’보다는 강한 통제를 기반으로 하여 행정권의 권위를 앞세우는 ‘외관적 법치주의’가 기반이 되었다. 10 따라서 기존 농경 사회에서는 생존을 위해서 삶의 전반적인 것을 자급자족 형태로 삶에서 개인의 역할이 중요한 반면, 서구식 근대화 안에서는 모든 것이 규정 되어 인간은 하나의 ‘부품’ 으로서의 역할을 해야만 했다. 한국 근대화에서 인간은 경제 시스템을 위한 아주 작은 부속품이 되었다.  부속품 화로 인한 많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발전에 보다 초점이 맞춰졌다.  이러한 문제점과는 상관 없이, 한국의 경제 사정은 결과론적으로 이전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 하루 한 끼를 먹기도
버거웠던 생활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치며 크게 발전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임금인상 등의 수혜를 입었으며 자연스럽게 ‘자본’에 대한 순리를 따르게 되었다. 이렇게 자본의 관념은 시작되었다. 이 때의 세대는 급격한 근대화 및 자본주의로 인한 개인주의가 시작된 동시에, 웃 세대에게는 여전히 이전의 유교, 집단주의를 강요 받는 과도기적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급격히 발전 한 경험과 지속적인 발전 강박은,  ‘하면 된다’라는 논리를 만들었으며 기업을 위한 희생을 고귀한 가치로 포장하며 또다른 성향의 집단주의를 만들었다. 윤리와 양심보다 자본이 우선인 ‘물질만능주의’가 적지 않게 팽배했으며, 집단주의와 맞물려 현재의 집단 이기주의 등 비합리적 기득권 집단 문화를 형성하는 토대가 되었다.
경제적 근대화와 함께 민주화와 노동 운동도 확산되었다. 군부 독재 정권에 맞서서 민주화를 추구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생운동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반공 이념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기존과 동일하나, 민족 정신을 바탕으로 민주화를 받아들이며 독재정권을 거부했다. 운동이 확산되어 반미, 민주화, 민중 등의 서로 다른 이념으로 내부 노선 투쟁이 벌어지며, 추후 집단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관념을 더욱 강화하는 세대로 남게 되었다는 평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격동적인 학생 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였다. 그들에게는 독재가 아닌 ‘자주적인 민주화’라는 관념을 기반으로 이를 위한 운동에 희생하였다.
현재의 세대는 ‘개인’으로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개인’으로 사회인이 된 세대이다. 우리나라의 최우선 국가 목표로 무엇을 꼽느냐 에 대한 1997 년과 2011 년의 조사에서는 각각 ‘경제 강국 진입 (46%)’, ‘삶의 질 개선 (56%)’의 상반 된 결과를 볼 수 있다. 11 이는 집단이나 공동체를 우선시 하는 이전 관념이 붕괴되고 개인주의화가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최근 한국의 많은 대기업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강력한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수단이다.  특정 요일에 이른 퇴근을 강제하는 ‘스마트 워킹데이’, 출퇴근 지정 없이 매 주 특정 근무 시간을 채우는 ‘탄력 근무제’ 등 기업의 노력은, 집단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기존의 관념을 탈피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노력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개인주의 세대의 정체성은 집단이 아니라 개인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개인의 존재에 대한 필요 조건 (인권, 정의, 언론의 자유 등)이 침해 될 때 분노를 표출한다. 이들은 다른 세대들과 다르게 추구하는 공통 된 이데올로기가 없다. 때문에 정치적, 경제적 이슈에 비교적 무관심한 세대로도 일컫게 된다. 고착화 된 권력과 경제 계급을 독식하는 기득권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활동은 기득권 간의 밥그릇 싸움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취업난,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는 이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한 개인의  ‘생존’을 우선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비록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았다 하더라도 큰 희망을 꿈꾸지는 못한다. 수저 이론에 의해 이미 본인의 한계는 정해져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슨 노력을
해도 크게 나아질 거라고 기대 하지 않는다. 기성 세대들의 ‘하면 된다’와는 크게 상반되는 태도이다. 자신의 삶을 돌보기 버거운 가운데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영(혼자 영화보기)가 흔하게 일어나며, 비혼주의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넘쳐 흐르는 정보와 함께 자라온 이들은 스마트폰과 전자기기가 본인의 뇌(brain)의 역할을 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직접 기억하지 않고도 엄청난 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검색하여 바로 찾아 사용할 수 있다. 기술에게 강요당하는 사회를 살고 있으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 인간관계 또한 정보화 시대에 부합하는 방향에 맞춰야 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휘발성 컨텐츠에 반응하며, 페이스북 등의 온라인 SNS 로 지속되는 인간관계는 기존 인간관계는 전혀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청년 세대는 이런 흐름 속에 맞춰 흘러가는 세대이다.
불과 100 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한국은 급격한 역사적 사건을 많이 겪었다. 그리고 현재 공존하는 한국 사람들은, 짧은 시간 안에 1 차 산업 (농업, 어업 등), 2 차 산업 (제조업, 건설업 등), 3 차 산업 (서비스업 등)의 산업 형태를 모두 겪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4 차 산업’ 혁명이 도입되었고, 인류가 겪을 수 있는 모든 산업의 형태를 모두 겪은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급격한 사회 변화는 각 세대의 관념 차이를 만들어냈다. 노인 세대에게는 뿌리 깊게 박힌 공동체의 관념으로 인해 ‘조상을 모시는 일’이 큰 가치이다. 명절마다 음식을 만들어 제사를 지내며, 매 해 벌초를 하는 것은 조상님을 위한 후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온 뿌리를 잘 알고 섬기는 것이 가치 있는 만큼 이 소중한 가치를 아래 세대가 이어 나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경쟁으로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청년 세대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들은 ‘홍동백서’같은 제사의 상차림조차 알지 못하며 오히려 윗 세대의 집단주의, 위계질서 문화를 비판한다. 경제 발전을 위해 회사에 많은 시간을 희생 한 기성세대는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지 않으려는 청년 세대를 비판한다. 그러나 ‘해도 안된다’를 체득한 청년 세대는 무기력할 뿐이다. 맞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관념을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세대는 세상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들을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있을까?



-        해결 방안: 관념의 차이를 인정하기

관념은 가변적이다.  시간에 따라서 끊임없이 바뀌어 왔고, 사회와 문화에 따라서도 제 각각이다.  그러나 사람은 본인이 속한 환경의 특성에 따른 특수한 관념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않으면, 본인의 관념이 ‘정답’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다른 관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본인의 관념 대로 세상이 움직여야만 한다는 마음으로는 소위 말하는 ‘꼰대’늘 면치 못할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 빼고 다 변한다’라는 말처럼, 제각기 다른 관념들로 이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은 갈등 해소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관념은 가변적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객관적이지 못하다.  우리가 믿는 것에  ‘의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던 철학자 데카르트도 한 일화를 통해 ‘경험의 지배를 받는 인간’을 설명했다. 어느 날 데카르트는 문득 자신에게 사시(사팔뜨기)라는 신체적 결함을 가진 사람만 보면 왠지 친근감을 느끼고 이유 없이 호의를 베푼다는 성향이 있음을 자각한다. 그 이유를 찾으려고 애쓰던 데카르트는 결국 어린 시절에 한 소녀를 사랑한 적이 있었고, 그녀의 눈이 사시였음을 기억해 낸다. 데카르트는 사랑에 빠졌고, 그 소녀의 신체적 결함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사시라는 결점은 그저 무의식적으로 좋은 감정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경험의 지배를 받는 인간은 어떤 선택의 순간에 부닥쳤을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에 받은 감정적 충격이나 상처 때문에 종종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데카르트는 이 사소한 일화를 통해, 감정은 이성의 판단을 방해한다고 인정했다. 12 각자가 경험한 것은 가치가 있는 자산이지만, 그것은 변화의 소지가 있는, 결코 절대적이지 않은  ‘관념’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개개인은 보다 합리적인 사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떤 특정 사건에 대하여 상황에 따라 다르고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신조어인 케바케(‘case by case’의 준말), 사바사 (‘사람 by 사람’ 의 준말)에는 불합리한 언쟁을 종결시키는 힘이 있다. 13 즉, 서로간의 관념의 차이를 인정하게 해 준다. 서로 자신의 생각이 맞다 고 상대를 굴복시키기위한 불합리한 언쟁에서 누군가 ‘그것은 케바케지.’라고 하면 그 언쟁은 종료된다. 모두는 경험과 생각이 다르다는데 어떻게 더이상 누가 맞다 고 언쟁을 할 수 있겠는가? 케바케는 ‘모두 맥락과 관념이 다른 것인데 그것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몰이해한 사람’이라는 뜻을 내포한다.  그래서  ‘내 가치관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며 무수히 많은  ‘case’들이 존재할 수 있다’라 고 관념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관념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인정 하는 것만으로 서로 다른 관념을 이해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        열린 질문(Open question) 그리고 사례연구(Case study)

관념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갈등 해결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념의 차이를 인정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활발한 의사소통이다. 쌍방간의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의 목소리를 내야만 관념 차이를 드러낼 수 있고, 이를 인정하는 갈등의 간극을 메울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세대 갈등의 문제에서 언급 한 것처럼, 현대 사회에서는 세대간의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대화의 단절을 택하고 있다. 관념이 서로 다른 세대간의 대화는 서로의 감정만 상하게 상하게 하는 소모적인 대화라고 여겨지며 대화해도 바꾸지 않을 걸 알기 때문에 대화를 피한다.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예’, ‘아니오’ 대화를 종결시킬 수 있는 닫힌 질문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이는 의사소통을 단절 시켜서, 관념 차이를 인정 하는 데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활발한 의사소통을 위한  ‘Open question’을 할 필요가 있다.  Open question 이란, ‘왜’, ‘어떻게’, ‘무엇을’ 등의 구체적인 대답을 이끌어내는 질문이다. 보다 구체적인 질문은 보다

구체적인 대답을 만들게 되며, 이는 서로의 관념 차이를 인지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대화의 문을 열어 관념의 차이를 인지 할  수  있게 하는 이런 열린 질문은 큰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 생활에서 쉽게 실천 할 수 있다.
관념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것이 절대적 가치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 중요하지만, 여전히 믿고 있는 관념에 따라서  행동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이다. 관념  차이  인정  여부와  상관  없이,  여전히  우리  개인은 각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 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만들어 낸 논리에 의지하여 특정 현상을 그에 맞추어 ‘해석’한다. 그러나 이를 다른 말로 하면, 한  상황에 대해 다양한 측면으로의 경험 데이터 베이스가 많을 경우에는 특정 하나의 논리로 현상을 해석하지 않을거라는 말이 될 수 있다. 즉, 경험이 많을수록 여러 입장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감능력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인간은 환경에 지배되기 때문에 처한 상황에 따라서 우리 자신도 입장 차이가 달라질 수 있다. 14  각자의 세대는 서로 이해를 못하지만, 본인들이 다른 세대의 상황에  있었다면  그들도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서로의  행동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경험하기에 시간은 매우 한정적이다. 사례연구(Case  study)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하여 본인이  특정  역할에  있다고  가정하여  역할극을  하거나  상황에  대해  토론하는  것으로,  간접적인  경험을 하기에 좋은  방안이다. 구체적인 상황들이 잘  설정  되어  있다면, 본인이 직접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특정 상황에 몰입함으로써 문제를 인식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력을 넓힐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윤리 해결 문제는 Case  study  의  좋은 예시로 들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자가 아닌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여 자동차 운전을 할 수 있는 인간 편의를 위한 기술이다. 그러나 그 기술로 안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자율주행자동차의 타당성에 대한 논쟁이 활발했다. 2016 년 6 월, 에  게제 된 한 논문은 ‘트롤리 딜레마15’의 Case study  의 응용을 통해 자율주행자동차의 윤리적 문제의 핵심을 명확하게 지적했다.16 ‘인명 피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누구를 희생양으로 삼도록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짜야 하는가’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 각인시켰다. 근거 없이 단순히 자율주행자동차 시행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례들에  몰입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문제를  이해할  수  있게  했다.  Case study 는 해결 해야 할 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하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도록 한다.
세대 갈등의 문제에도 이러한 Case study 를 이용할 수 있다. 상대방의 상황과 맥락이었다면 본인도 똑같이 지금과는  다른  생각을  했을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한다. 모두  다른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  각 세대들은  본인이  처하지  않았던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  할  필요가  있다.  본인과 가깝고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사람과의 적극적 대화가 가장 효과적일 수 있지만, 교육 기관을 기반으로 한 공교육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 질 수 도 있으며, 미디어와 연구 기관을 기반으로 한 영화, 책, 논문 등의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이루어 질 수 있다.



맺음말

현재 한국 사회에 공존하는 여러 세대는 급격한 사회의 발전으로 인해 서로 다른 역사의 흐름을 경험했다. 각각은 다르게 형성 된 관념의 차이로 세상을 바라보았고 불가피하게 서로의 갈등이 만들어졌다. 더욱이 서로간 대화의 단절은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그것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다르게’형성 된 것들이라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본인이 그 상황에 있었다면 본인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 볼 것이다. 관념의 차이를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갈등은 해소 될 수 있다.  더욱이 활발한 의사소통을 위한  ‘Open question’, 그리고 이해력과 공감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Case study’는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을 구체화하는 데에 효과적일 것이다.
현대 과학 기술은 편리한 삶을 만들고 막대한 시간 단축을 만들고 있다. 17   지금까지의 급격한 발전은 시작에 불과 할 정도로 빠른 사회 변화는 계속 될 것이다. 어떤 이상적인 가치가 실현 된다고 해도 아랑곳 않고 흘러가는 시간은 그것을 곧장 낡은 것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각 세대는 또다른 형태의 갈등을 끊임없이 맞닥뜨릴 것이다. 우리는 역사의 흐름이라는 큰 물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 안에서 형성 되는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시대적 관념 또한 우리의 의지와 상관 없이 형성된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틀린 것은 없다. 더불어 살아야 하는 세상이기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보다
합리적인 갈등으로 이루어진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1  정지우,  「분노사회」, (이경, 2014)
2  에릭 호퍼, 이민아 역,  「맹신자들」, (궁리 2011)
3  UN 에서 정의하는 양성평등
4  국가인권위 역《사회복지와 인권》인간과 복지, 인간답게 살 권리가 헌법 34 조에 규정.
5  2016 년 5 월, 국립국어원은 온라인 국어사전 ‘우리말샘’에 갑질을 신조어로 등록했다. 앞서 말했듯이 신조어는 그 시대 사회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갑질문제 또한 한국 사회의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6  출처 : 한겨레신문
7  영어 표현인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에서 유래한 말로, 2015 년부터 대한민국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는 사회 이론이다. 출처: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C%88%98%EC%A0%80%EA%B3%84%EA%B8%89%EB%A1%A0)
8  한지수,  「지배이데올로기와 재생산메카니즘」, 한국정치연구회편, 한국정치론, (백산서당 1989)
9  강준만, 「갑과 을의 나라」, (인물과사상사, 2013)
10 김철, 「경제 위기 때의 법학」, (한국학술정보, 2009)
11 매일경제 분노의 시대 특별취재팀, 「나는 분노한다」, (매일경제 신문사, 2012)
12 임병희, 나를 지키는 힘-20 인의 철학자가 전하는 삶의 중심 찾기 , (생각정원 2018)
13  대한민국의 인터넷 신조어 목록 –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
14 EBS 다큐프라임(Docuprime), <제 1 부 인간의 두 얼굴,상황의 힘>, 2008.08.11.
15 트롤리 딜레마는 윤리학의 사고 실험이다. 다음과 같은 사례에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허용 가능한지를 묻는 실험이다.
사례 1:트롤리는  선로를 따라 달려오고 있고, 선로에는 다섯 사람이 있다. 당신은 선로 밖에 서 있고 다섯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선로전환기를 당기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선로에 있는 다른 한 사람이 죽게 된다. 선로전환기를 당기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허용 가능한가?
사례 2: 트롤리는 선로를 따라 달려오고 있고, 선로에는 다섯 사람이 있다. 당신은 선로 밖에 서 있고, 바로 옆에는 상당히 무거운 사람이 한명 서 있다. 다섯 사람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을 선로 위로 밀쳐서 그 무게로 트롤리를 멈추게 하는 것인데, 이 경우 트롤리는 멈추게 되지만 그 사람은 죽게 된다. 이는 도덕적으로 허용 가능한가?
16 Jean-Francois Bonnefon, Azim Shariff, Lyad Rahwan, Science, 2016, 352, P. 1573
17 Juniper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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